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제목 [기본] 처음 출근하는 이에게 . . . 등록일 2019.04.03 17:44
글쓴이 김재봉 조회 2291

처음 출근하는 이에게  - 고두현

 

잊지 말라.

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

한 때는 다 벽이었다는 걸.

 

쉽게 열리는 문은

쉽게 닫히는 법.

들어올 땐 좁지만

나갈 땐 넓은 거란다.

 

집도 사람도 생각의 그릇만큼

넓어지고 깊어지느니

처음 문을 열 때의 그 떨림으로

늘 네 집의 창문을 넓혀라

 

그리고 창가에 앉아 바라보라.

세상의 모든 집에 창문이 있는 것은

바깥 풍경을 내다보기보다

그 빛으로 자신을 비추기 위함이니

 

생각이 막힐 때마다

창가에 앉아 고요히 사색하라

지혜와 영감은 창가에서 나온다

 

어느 집에 불이 켜지는지

먼 하늘의 별이 어떻게 반짝이는지

그 빛이 내게로 와서

어떤 삶의 그림자를 만드는지

 

시간이 날 때마다

그곳에 앉아 너를 돌아보라

그리고 세상의 창문이 되어라.

창가에서는 누구나 시인이 된다.

 
*각하기 : 창문은 세상으로 열린 창이고 나를 들여다 보는 창이다.
              세상을 보고 배우며 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.
              과거에 창가에서 상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어 창문을 열면 펼쳐진다.
              일상에서 세상을 배우면서 자신을 성찰하여 진리에 다다르고
              시인이 되고 철학자가 되어 세상과 교감한다.


 시인  고두현 .
 소속  한국경제신문 부장          
 데뷔
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‘유배시첩-남해 가는 길’ 등단
 수상
제10회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
 경력
2013.4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  외 2건